장면 — 옐레나가 아스트로프의 마음을 확인하기로 하며 소냐에 대한 연민과 자신의 흔들리는 감정을 홀로 정리하는 장면.
연기 포인트 — 겉은 차분하지만 속은 요동치는 인물이므로, 이성적 판단과 감정적 끌림이 문장 단위로 엇갈리게 처리하라.
독백 전문
(혼자) 소냐를 위해 물어봐 주기로 했으니, 해야지. 그 애가 가엾어. 못생긴 게 아니야, 그 앤. 착하고, 마음이 맑고, 저렇게 좋은 아이인데…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되는 거지, 이 세상에선.
그 사람이 소냐를 사랑하지 않는 건 분명해. 그래도 결혼은 할 수 있잖아? 소냐 같은 아내라면 복인데.
(서성인다)
그 애 마음, 알 것 같아. 이 지긋지긋한 권태 속에서, 사람 대신 잿빛 얼룩 같은 것들만 어슬렁거리는 이곳에서, 그 사람 하나만 다르니까. 잘생겨서가 아니야. 흥미로운 사람이잖아. 숲을 심고, 백 년 뒤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사이)
솔직해지자. 나도… 나도 그 사람한테 조금은 마음을 뺏겼어. 그가 오면 지루하지 않고, 그가 안 오면 심심해. 이게 뭐야, 대체.
바냐 말이 맞는지도 몰라. '당신 핏속엔 인어의 피가 흘러요. 한 번쯤 마음 가는 대로 살아 봐요.' 그래… 어쩌면 그래야 하는 건지도. 새처럼 훨훨, 이 졸음 같은 얼굴들, 이 똑같은 이야기들에서 날아가 버리는 것. 세상을 잊고, 나를 잊고…
하지만 난 겁쟁이야. 소심해. 양심이 나를 놔주지 않을 거야.
(사이)
그 사람이 왜 매일 여기 오는지, 나는 알아. 알면서 이러고 있어.
아… 벌써 죄인이 된 기분이야. 소냐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고 싶어. 엉엉 울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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