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 귀족 흉내가 몸에 밴 하녀 두냐샤가 야샤에게 자신의 불안한 마음과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
연기 포인트 — 신분과 자아의 불일치에서 오는 우스꽝스러움과 진짜 불안을 동시에 연기해야 한다
독백 전문
야샤... 잠깐만요. 가지 말고, 담배 한 대만 피우고 가요. 네? (사이) 저 요즘 이상해요. 어린 나이에 주인집에 들어와 살다 보니, 이젠 평범하게 사는 게 뭔지 잊어버렸어요. 보세요, 손이 하얗죠? 아가씨 손처럼요. 몸도 마음도 여려빠져서, 귀족 아가씨처럼 겁이 많아졌어요. 뭐든지 무서워요. 이렇게 살다간 제가 어떻게 되는 건지... (사이) 야샤, 저기... 에삐호도프가 저한테 청혼했어요. 부활절 지나고 바로요. 그 사람,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저를 미치도록 사랑한대요. 그런데 말을 시작하면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요. 뭔가 근사하고 감동적이긴 한데, 도무지 뜻을 모르겠어요. 게다가 매일같이 무슨 일이 터져요. 다들 '스물두 가지 불행'이라고 놀리잖아요. (사이) 그런데 저는요... 저는 그 사람이 아니라... 야샤, 당신을 사랑하게 됐나 봐요. 당신은 외국물을 먹어서 그런지 아는 것도 많고, 무슨 얘기든 할 수 있잖아요. 저 좀 봐요. 네? 사랑이 이렇게... 열병처럼 오는 건 줄 몰랐어요. (사이) 야샤. 만약에, 만약에 당신이 저를 속이면... 그럼 제 신경이 어떻게 될지 저도 모르겠어요. 정말 모르겠어요. (귀를 기울인다) ...어머, 누가 와요. 주인님들인가 봐. 저 먼저 갈게요. 나중에 봐요, 네? 아... 담배 연기 때문에 머리가 어질어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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