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포인트 — 거창한 수사와 초라한 현실의 간극에서 허세와 쓸쓸함이 동시에 배어나야 한다.
독백 전문
그래... 이건 물건이야. (책장을 쓰다듬으며) 이 책장이 만들어진 게 정확히 백 년 전이거든. 어때? 응? 기념제라도 지내 줘야 하지 않겠어. 생명 없는 물건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책장이란 말이지. (사이. 헛기침하고 자세를 가다듬는다) 친애하는, 존경해 마지않는 책장이여! 그대의 존재에 경의를 표하노라. 그대는 백 년이 넘도록 선과 정의의 밝은 이상을 향해 매진해 왔도다. 결실 있는 노동을 향한 그대의 말 없는 호소는 백 년 세월에도 약해지지 않았으니, (눈물을 글썽이며) 우리 가문의 여러 세대에 용기를 북돋우고,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믿음을 지탱해 주었으며, 우리 안에 선의 이상과 사회적 자각을 길러 주었도다. (사이. 민망해진다) 험, 험... 내가 좀 지나쳤나. (당구 치는 시늉을 하며) 노란 공을 구석으로! 가운데를 질러서 더블로! (사이) 아니, 그래도 진심이야. 백 년이라니, 생각들 해 보게. 사람도 백 년을 못 버티는데 저 책장은 묵묵히 서서 책을 품고 있었단 말이지. 우리 아버지가 읽던 책을, 할아버지가 읽던 책을. (책장에 입을 맞춘다) 아, 나의 책장. 경애하는 책장이여. (사이. 헛기침) 험. ...흰 공을 구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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