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 농노해방 이전 시절을 그리워하는 늙은 하인이 홀로 남아 지난 세월을 되뇌는 장면.
연기 포인트 — 시대에 버려진 자의 회한을 과장 없이 담담하게 놓아야 여운이 커진다.
독백 전문
(문으로 다가가 손잡이를 돌려 본다) 잠겼군. 떠났어... (소파에 앉는다) 나를 잊어버렸네. 뭐... 괜찮아. 여기 좀 앉았다 가지. (사이) 레오니드 안드레이치 나리는 분명 모피 외투를 안 입고 얇은 외투 바람으로 가셨을 게야. (걱정스레 한숨을 쉰다) 내가 챙겨 드렸어야 하는데. 에이, 아직 새파란 애송이라니까! (사이) 옛날엔, 한 사오십 년 전엔 말이야, 버찌를 말리고, 절이고, 잼도 만들고 했지. 말린 버찌를 수레에 가득 실어 모스크바로, 하리코프로 보냈어. 돈이 됐지! 그때 말린 버찌는 보드랍고, 촉촉하고, 달고, 향기로웠는데... 그땐 방법을 알았거든. 지금은 아무도 몰라. (사이) 해방령이 내렸을 때 난 이미 수석 시종이었어. 난 해방을 마다하고 주인님들 곁에 남았지... 다들 좋아하긴 했는데, 뭐가 좋은지는 저들도 모르더군. 농사꾼은 나리 곁에, 나리는 농사꾼 곁에 있던 시절엔 모든 게 제자리였는데, 지금은 다 뿔뿔이 흩어져서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어. (사이) 인생이 지나가 버렸네. 살아 본 적도 없는 것 같은데. (눕는다) 좀 누워야겠다... 기운이 하나도 없구나. 아무것도 안 남았어, 아무것도... 에이, 이런... 얼간이 같으니.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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