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좀... 이백사십 루블만 빌려주십시오! 내일 이자를 갚아야 해서요... (사이) 없다? 허허. (금방 태연해져서) 뭐, 괜찮습니다. 난 희망을 안 버려요. 이제 끝장이다, 파산이다 싶으면 — 짠! 내 땅으로 철도가 지나가게 돼서 돈을 주지 뭡니까. 두고 보세요. 오늘 아니면 내일, 또 무슨 수가 생깁니다. 우리 다셴카가 복권으로 이십만 루블을 딸지도 모르고요. 표는 사 놨거든. (탁자 위 알약을 보고) 이거 약입니까? (한 움큼 손바닥에 쏟는다) 에라, 몸에 좋다는데. (털어 넣고 크바스로 꿀꺽 넘긴다) 자! (사이) 우리 집안이 어떤 집안인 줄 아십니까? 돌아가신 아버님이 농담하시길, 유서 깊은 우리 시메오노프-피시치크 가문은 칼리굴라 황제가 원로원에 앉힌 바로 그 말의 후손이라 하셨지요. (웃으며) 그러니 내 팔자가 말 팔자예요. 먹고, 뛰고, 빚지고. (사이) 참, 니체라는 철학자를 아십니까? 위대하고 유명한, 머리가 어마어마한 양반인데, 그 양반 책에 지폐를 위조해도 괜찮다고 쓰여 있답니다. 난 니체는 안 읽었지만 다셴카가 그러더군요. 솔직히 지금 내 처지엔 위조가 유일한 출구인데 말입니다... (호탕하게 웃는다) 에이, 어떻게든 되겠지! 여태껏 어떻게든 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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