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 만년 대학생이 낡은 러시아의 나태를 비판하며 새로운 삶과 노동을 설파하는 열변 장면.
연기 포인트 — 관념적 열정과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젊은이의 미숙함 사이 균형을 잡을 것.
독백 전문
인류는 전진하고 있습니다. 자기 힘을 완성해 가면서요. 지금은 손닿지 않는 것들이 언젠가는 가깝고 분명해질 겁니다. 다만 일해야 해요. 진리를 찾는 사람들을 온 힘으로 도와야 합니다. 그런데 이 러시아에선 아직 일하는 사람이 너무 적어요. 내가 아는 지식인들 태반은 아무것도 찾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노동이란 걸 할 줄도 모릅니다. 자기들끼리 인텔리겐치아라 부르면서 하인에겐 반말이나 하고, 농민은 짐승 다루듯 하고, 공부는 건성이고, 진지한 책은 한 권도 안 읽어요. 과학은 말로만 떠들고, 예술은 쥐뿔도 모르죠. 다들 심각한 얼굴을 하고, 심각한 얘기만 하고, 철학을 늘어놓습니다. 그러는 동안 바로 눈앞에서 노동자들은 형편없는 걸 먹고, 베개도 없이 한 방에 삼사십 명씩 자고, 어딜 가나 빈대에, 악취에, 습기에, 도덕적 오물투성이입니다. (사이) 결국 우리가 하는 그 훌륭한 말들은 전부 자기 눈과 남의 눈을 속이려는 수작인 거죠. 말해 보세요. 그렇게들 떠드는 탁아소가 대체 어디 있습니까? 도서실은요? 소설에나 나오지, 실제론 하나도 없어요. 있는 건 더러움과 속물근성과 야만뿐입니다. (사이) 그래서 난 심각한 얼굴들이 무섭고 싫어요. 심각한 대화도 무섭습니다. 그럴 바엔 차라리 입을 다무는 게 나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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