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 농노의 아들이 옛 주인집 영지 벚꽃동산을 경매로 낙찰받고 흥분과 회한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장면.
연기 포인트 — 승리의 환희 밑에 깔린 열등감과 옛 주인 가족을 향한 미안함이 겹쳐야 천박한 자랑이 되지 않는다.
독백 전문
내가 샀습니다! (웃음을 터뜨린다) 벚꽃동산은 이제 내 겁니다! 내 것! 아, 하느님 맙소사, 벚꽃동산이 내 거라니!
취했다고 하세요, 미쳤다고 하세요, 꿈이라고 해도 좋아요.
(발을 구른다)
웃지들 마시오! 우리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무덤에서 일어나 이 꼴을 봤으면! 매나 맞고 자란, 글도 제대로 못 깨친 예르몰라이가, 겨울에도 맨발로 뛰어다니던 그 예르몰라이가 —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이 영지를 샀다고.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종으로 살던 땅, 부엌에도 들이지 않던 그 집을, 내가 샀단 말이오.
나 지금 자는 거 아니지? 꿈 아니지?
경매장에서 데리가노프가 삼만을 부릅디다. 나는 사만. 그자가 사만오천, 나는 오만오천. 그자는 오천씩, 나는 만씩 올렸지. 그리고 — 끝. 낙찰. 웃돈 얹어 구만에, 내 겁니다!
(열쇠 꾸러미 소리를 듣는다)
아… 류보피 안드레예브나. 우시는군요. 가엾은 분. 왜 제 말을 안 들으셨습니까. 왜요. 이제는 돌이킬 수가 없는데.
(울먹이며)
아, 이 모든 게 차라리 빨리 지나가 버렸으면. 이 어색하고 불행한 우리네 인생이 어떻게든 빨리 바뀌어 버렸으면.
(사이. 다시 소리친다)
음악! 연주해! 다 들리게!
새 지주 예르몰라이 로파힌이 벚꽃동산에 도끼를 찍는 걸 다들 와서 구경하시오! 나무들이 쿵쿵 쓰러지는 걸 보러 오란 말이오!
음악, 더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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