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 광기에 사로잡힌 햄릿이 방에 들이닥친 충격적 사건을 아버지에게 떨며 보고하는 장면.
연기 포인트 — 사건 직후의 떨림이 남은 상태로 공포·수치심·연민이 뒤섞인 생생한 복기를 해야 한다.
독백 전문
아버지, 아버지! 너무 무서웠어요!
(사이)
제 방에서 바느질을 하고 있었는데, 햄릿 왕자님이 — 웃옷은 다 풀어헤치고, 모자도 안 쓰고, 스타킹은 더러워진 채 대님도 없이 발목까지 흘러내리고, 셔츠처럼 창백한 얼굴로, 무릎은 서로 부딪치면서 — 마치 지옥에서 그 참상을 이야기하러 풀려난 사람 같은 처참한 표정으로, 제 앞에 나타나셨어요.
(사이)
제 손목을 잡고 꽉 움켜쥐시더니, 팔 길이만큼 물러나서, 다른 손을 이렇게 이마에 얹고, 제 얼굴을 뚫어지게 들여다보셨어요. 그림이라도 그리려는 사람처럼요. 한참을 그러고 계셨어요. 그러다 제 팔을 살짝 흔들고, 고개를 이렇게 세 번 끄덕이시더니 — 어찌나 애처롭고 깊은 한숨을 내쉬시는지, 그 한숨에 온몸이 산산이 부서져 목숨이 끝나 버릴 것만 같았어요. 그러고는 절 놓아주셨는데, 어깨 너머로 고개를 돌린 채, 눈 없이도 길을 찾는 사람처럼 그렇게 문을 나가셨어요. 마지막 순간까지, 그 눈빛은 저를 향해 있었어요.
(사이)
아버지께서 시키신 대로 했을 뿐이에요. 편지도 돌려보내고, 찾아오셔도 만나 드리지 않았어요. 그것 때문일까요? 사랑 때문에… 정말 미치신 걸까요? 무서워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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