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 짝사랑에 목마른 헬레나가 갑자기 쏟아지는 두 남자의 구애를 조롱이라 여기고 서러움을 토로하는 장면
연기 포인트 — 자기 비하와 사랑에 대한 갈망 사이의 낙차를 코믹하면서도 애처롭게 오가야 한다
독백 전문
아, 분해! 지옥 같아! 이제 알겠어. 너희들 전부 한통속이 되어서, 나를 놀림감 삼아 재미를 보기로 작정했구나. 예의라는 걸 눈곱만큼이라도 안다면, 나한테 이런 몹쓸 짓은 못 할 텐데. 나를 미워하는 건 그렇다 치자. 미워하는 걸로는 모자라서, 속으로는 비웃으면서 겉으로는 맹세를 늘어놓고 떠받드는 시늉까지 해야겠니? (허미어에게) 너까지! 너무해, 허미어! 배은망덕한 것! 네가 이 남자들과 짜고, 이 더러운 조롱으로 나를 몰아세우는 거지? 우리 둘이 나눴던 그 모든 속 깊은 이야기들, 자매가 되자던 맹세, 우리를 갈라놓는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가느냐고 발을 구르며 함께 보냈던 그 숱한 시간들 — 아, 그걸 다 잊었니? 학창 시절의 우정도, 어린 날의 순수함도? 우리는 솜씨 좋은 두 여신처럼, 바늘 두 개로 한 송이 꽃을 함께 수놓았잖아. 한 방석에 앉아서, 같은 노래를 같은 가락으로 부르면서. 손도, 옆구리도, 목소리도, 마음도 한 몸에 붙은 것 같았잖아. 겹버찌처럼 — 갈라진 듯 보여도 그 갈라짐 속에서조차 하나였던 우리였잖아. 그런 옛사랑을 갈기갈기 찢고, 남자들 편에 붙어서 네 불쌍한 친구를 비웃겠다는 거니? 그건 우정도 아니고, 처녀다운 일도 아니야. 이 상처는 나 혼자 느끼겠지만, 온 세상 여자들이 나 대신 너를 나무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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