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포인트 — 화려한 이미지의 언어를 여왕다운 격조와 호흡으로 끝까지 끌고 가는 화술이 시험대다.
독백 전문
그건 전부 질투가 지어낸 거짓말이에요. 초여름이 시작된 뒤로 우리가 언덕에서든 골짜기에서든, 숲에서든 풀밭에서든, 자갈 깔린 샘가에서든 바닷가 모래밭에서든, 휘파람 부는 바람에 맞춰 둥글게 춤추려고 모이기만 하면, 당신이 싸움을 걸어 우리 흥을 다 깨뜨렸잖아요. (사이) 그래서 바람은 헛되이 피리만 불다가, 앙갚음이라도 하듯 바다에서 독한 안개를 빨아올렸고, 그 안개가 땅에 쏟아지자 하찮은 개울들마저 기고만장해져 둑을 넘었죠. 소는 헛되이 멍에를 끌고, 농부는 헛되이 땀을 흘리고, 푸른 밀은 수염도 나기 전에 썩어 버렸어요. 물에 잠긴 들판에 양 우리는 텅 비었고, 까마귀들만 병든 가축의 살로 배를 불려요. (사이) 인간들은 밤이 되어도 노래도 축복도 받지 못하고, 밀물을 다스리는 저 달은 노여움에 창백해져 온 공기를 적시니 병만 넘쳐나요. 계절도 뒤죽박죽이에요. 흰 서리가 새빨간 장미 품에 내려앉고, 늙은 겨울의 얼음 왕관 위엔 여름 꽃봉오리 화환이 조롱처럼 얹혔어요. 봄이, 여름이, 알곡 밴 가을이, 성난 겨울이 서로 옷을 바꿔 입어, 놀란 세상은 뭐가 어느 계절인지 분간도 못 해요. (사이) 이 모든 재앙이 어디서 왔죠? 우리예요. 우리의 불화, 우리의 다툼. 우리가 이 재앙들의 부모이자 근원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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