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 신문사 편집장이 여론이 바뀌자 스톡만 박사를 다시 영웅으로 만들어주겠다며 은근히 돈을 요구하는 장면.
연기 포인트 — 공손한 제안 뒤에 계산과 비굴함이 배어나오는 이중성을 유지해야 인물의 속물성이 산다.
독백 전문
박사님, 어제 일로 너무 노여워하지 마십시오. 저희도 어쩔 수 없었다는 건 아시지 않습니까. 신문이라는 건 구독자를 거스르고는 하루도 못 삽니다. 여론이 그쪽으로 쏠렸는데 저희만 버틸 수는 없었지요.
그런데 박사님, 지금 시내에 아주 재미있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박사님 장인 되시는 킬 영감님이 온천 주식을 헐값에 쓸어 담고 계시더군요. 그러니 다들 수군거립니다. 박사님이 온천을 공격하신 게 사실은 다 계산된 일이었다고. 주가를 떨어뜨려 놓고 가족이 사들이는, 뭐 그런 그림이었다고요.
아니, 아니, 저야 안 믿지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 그게 사실이라면 어떻게 됩니까? 박사님은 하루아침에 미치광이가 아니라 이 도시에서 제일 영리한 분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만약 '민중의 메신저'가 지금 박사님 편에 선다면? 여론이라는 건 뒤집으라고 있는 겁니다. 제 펜이 그 일을 해 드리지요. 박해받은 순교자, 시대를 앞서간 영웅 — 얼마든지 만들어 드립니다.
(사이)
다만… 아시다시피 요즘 신문사 사정이 몹시 어렵습니다. 운영 자금이라는 게 말이지요. 이런 때에 든든한 후원자가 계시다면, 신문도 눈치 안 보고 소신껏 움직일 수 있을 텐데요.
서로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박사님은 명예를 되찾고, 저희는 신문을 지키고.
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손을 잡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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