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 어제 하신 말씀을 밤새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철학? 좋지요. 검술? 그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나리, 이 세상에 음악만큼 사람에게 이롭고, 음악만큼 나라에 꼭 필요한 것이 또 있겠습니까? 없습니다. 나라도 음악 없이는 서지 못합니다. (사이) 보십시오, 나리. 이 세상의 그 모든 분란, 그 모든 전쟁이 어째서 일어나는 줄 아십니까? 사람들이 음악을 배우지 않아서입니다. 전쟁이란 게 별겁니까? 사람과 사람 사이의 화음이 어긋난 것이지요. 만일 온 세상 사람이 다 음악을 배운다면 — 서로 음을 맞추고, 박자를 맞추고, 한목소리로 어울리는 법을 익힌다면 — 그것이야말로 온 인류가 손을 맞잡고 이 세계에 영원한 평화가 깃드는 길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열을 올리며) 무용 선생은 또 무용이 어떻다 하겠지요. 하지만 춤이란 게 뭡니까? 결국 음악이 울려야 발이 떨어지는 것 아닙니까. 몸이 백 번 움직여 봐야 소리가 없으면 그건 그저 허우적거리는 겁니다. 그러니 나리처럼 눈 밝고 귀 밝으신 분이 음악에 마음을 쓰시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이 시대에 예술이 기댈 곳은, 나리 같은 분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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