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 쾌활한 집시 처녀가 자신을 돈으로 얻으려는 남자에게 사랑의 조건을 당당히 내거는 장면.
연기 포인트 — 웃음기 뒤에 숨은 자존감과 계산을 리듬감 있는 화술로 살려야 한다.
독백 전문
고맙긴 한데요,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어요. 몸값을 치르고 절 데려왔으니 이제 제가 자기 거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건 큰 착각이에요. 그 돈으로 사신 건 제 자유지, 제 마음이 아니거든요. 마음은... 값이 조금 더 나가요.
(웃는다)
웃어서 미안해요. 전 뭐든 웃음부터 터지는 사람이라. 하지만 이건 웃자고 하는 말이 아니에요. 그분이 절 사랑하는 거, 알아요. 저도 그분이 싫지 않고요. 하지만 사랑한다는 말만으론 부족해요. 사랑이란 게 원래 불같이 붙었다가 금방 식는 물건이잖아요? 전 확실한 걸 원해요. 결혼 말이에요. 증인들 앞에서, 갖출 격식은 전부 갖춰서요.
(사이)
전 집시들 손에서 자랐어요. 이 마을 저 마을 떠돌면서요. 그래서 다들 만만하게 보죠. 웃음이 헤프니까 몸도 헤플 거다? 천만에요. 제 명예는 제가 지켜요. 그건 돈 몇 푼에 넘어가는 물건이 아니에요.
(사이)
그러니 그분께 그대로 전하세요. 정말 절 갖고 싶으면, 돈지갑이 아니라 자기 이름을 걸라고요.
(웃음이 터진다)
아, 나 좀 봐. 이렇게 심각한 얘길 하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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