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 늙은 하인 아담이 평생 모은 돈을 내놓으며 위험에 처한 올란도와 함께 떠나겠다고 맹세하는 장면
연기 포인트 — 노년의 육체적 한계와 젊은이 못지않은 충직한 열정의 대비가 감동의 원천이다
독백 전문
도련님! 아, 도련님, 여긴 왜 오셨습니까. 이 집에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이 지붕 아래엔 도련님의 적이 살아요. 형님이 — 아, 차마 형님이라 부르기도 뭣한 그분이 — 도련님의 명성을 들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밤, 도련님 주무시는 방에 불을 지를 작정이에요. 그게 안 되면 다른 수를 써서라도 도련님을 없애려 합니다. 제가 다 엿들었어요. 여긴 집이 아니라 도살장입니다. 들어가지 마세요. (사이) 어디로 가느냐고요? 어디든요, 여기만 아니면. 노잣돈이라면 — 도련님, 여기 오백 크라운이 있습니다. 돌아가신 어르신을 모시면서 한 푼 두 푼 아껴 모은 돈이지요. 늙어서 팔다리를 못 쓰게 되고, 늙은 개처럼 구석에 버려질 날을 대비해 감춰둔 돈입니다. 받으십시오. 까마귀도 먹이시고 참새 한 마리까지 거두시는 하느님이, 이 늙은이의 노년이야 어련히 돌봐주시겠습니까. 자, 금화입니다. 전부 드리겠습니다. 대신 저를 하인으로 삼아주세요. 늙어 보여도 아직 힘은 좋습니다. 젊어서부터 피를 끓이는 독한 술을 입에 대지 않았고, 뻔뻔한 낯으로 몸 축나는 짓을 좇지도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제 노년은 기운찬 겨울입니다. 서리는 내렸어도, 따뜻한 겨울이지요. 데려가 주십시오. 젊은 놈 못지않게 도련님의 모든 일을 받들겠습니다. (사이) 여든이 다 되어 집을 떠나다니요. 하지만 열일곱에 떠나는 이도 있는걸요. 갑시다, 도련님. 주인을 제대로 섬기다 죽는다면, 그보다 나은 죽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 작품은 저작권 보호기간이 만료된 퍼블릭 도메인입니다. 자유롭게 연습·공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