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코린 영감님.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영감님이 아신다면! 아니, 짐작도 못 하실 겁니다. 물론 영감님도 젊었을 적엔 사랑을 해 보셨겠죠. 지금껏 한밤에 베개를 적신 어떤 연인 못지않게 진실하게 사랑하셨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영감님의 사랑이 내 사랑과 같은 것이었다면 — 하긴 나만큼 지독하게 사랑한 사람은 세상에 없었겠지만 — 그 사랑에 홀려서 저지른 우스꽝스러운 짓들이 대체 몇 가지나 됩니까?
(사이)
기억이 안 나신다고요? 그럼 사랑을 안 하신 겁니다. 사랑이 시켜서 저지른 아주 사소한 바보짓 하나까지 낱낱이 기억하지 못한다면, 사랑한 게 아니에요. 지금 나처럼, 듣는 사람이 지겨워하든 말든 자기 애인 자랑을 늘어놓다가 문득 말문이 막혀 본 적이 없다면, 사랑한 게 아니에요. 지금 내 이 열정이 그러는 것처럼,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견디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뛰쳐나가 본 적이 없다면, 사랑한 게 아니란 말입니다!
(참지 못하고 외친다)
오, 피비! 피비! 피비!
(뛰쳐나가려다 멈춰 선다)
아... 나는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그 사람은 나를 돌아보지도 않는데. 그 눈길 한 번에 죽고 사는 이 못난 양치기를.
이 작품은 저작권 보호기간이 만료된 퍼블릭 도메인입니다. 자유롭게 연습·공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